2016년 5월 28일 토요일

[번역] Identity -7-


「나는…남자한테 관심 없어……」

그 말을 들은 양친의 얼굴은 뭐라 말하기 어려웠다. 형언할 말이 없을 정도로 복잡하고, 희미하게 알아채고는 있었지만 실제로 면전에서 들어 버리니 어찌해야 좋을지 알 수 없다는 표정이었다.

「아버지는 알고 있겠지만, 그애. 나기사가 지금 내 애인이야」
「그러냐… 그 아이가…」

어머니는 손으로 얼굴을 감싼 채 계속 고개를 수그리고 있다.
울려 버렸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언젠가는 말하지 않으면 안 되었어.
나도 이런 이야기를 하고 싶지 않고 부모님을 슬프게 하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나기사를 생각하면 나도 마음을 굳힐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울려 버린 끝에 의절을 당하든지 어쩌든지 나는 두 사람에게 있는 그대로의 내 자신을 드러냈다.

「뭐… 네가 누구를 좋아하게 되든 네 자유지….
그래도 주위의 눈이 계속 있을 게다….
그래도 괴롭지 않을 수 있겠냐…?」

「전혀. 괜찮아」

「장래라던가 어떻게 될 지는 모르겠지?」

「괜찮다니까. 나도 나기사도 제대로 일하고 있고, 결혼은 하지 못하지만 함께 생활할 수 있으니까」

아버지는 나를 보통의 길로 돌아가도록 설득하는 것을 아직 포기하지 못한 듯, 아니, 라든지 그래도, 라든지 그런 말만 되풀이하며 내게 던져왔다.

「아버지, 나는…」
「솔직히 인정 좀 하자고」

세 명 만이 답답하게 들어찬 공간에 비집고 들어오는 목소리가 울렸다. 우리는 일제히 그 목소리 쪽을 향했다.

「타케루. 넌 잠자코 있어라」
「왜죠. 난 가족 아닌가?」
「이건 유이 문제다. 너하고는 상관없어」
「보자, 나기사씨였나? 유메씨 맞지? 나도 그 사람 아는데 왜 상관이 없어」

목소리의 주인은 타케루. 다섯 살 아래의 남동생.
3년 전 타케루가 입시 때문에 상경했을 때 유메와 함께 셋이서 식사를 한 적이 있었다.
그때 단 한번이지만 유메도 타케루를 좋아해 주고 타케루도 유메를 좋아했었다.

「요즘 시대에 동성애나 성동일성장애 같은 거 당연한 거야.
아버지 엄마 시대에는 지금같지 않아서 모를 수도 있겠지만
그런 걸 경멸하고 싫어하는 시대는 이제 끝났어」

「됐어, 타케루. 내 일이니까…」

「아버지도 인정하지 못하는 게 아니다.
다만 그게 유이에게 정말 행복한 것인지, 아버지 어머니는 잘 모르겠다」

「나는… 행복해」

「그러냐…」

아버지는 체념한 듯 부드럽게 일어서서 부엌에서 물 한컵을 단숨에 들이켰다. 그리고 그대로 거실 소파에 걸터앉아 켜진 채 방치되어 있던 TV 야구 중계를 보았다.

대화는 거기서 끊겼고 다시 이어지지 않았다.
어머니는 눈물을 감추듯 부엌에서 설거지를 하고, 타케루도 견딜 수 없게 되어 자기 방으로 돌아가자 나도 화장실에 가는 체 그 자리를 떠나 내 방으로 들어갔다.

「미안, 타케루」

내 방과 타케루의 방은 문으로 나뉘어 있다.
다가가서 이야기를 걸면 타케루는 언제나 대답해 왔었다.

「딱히 뭐…」
「아까 그 말 나기사가 들으면 분명히 좋아했을 거야」

우리를 인정해 주고 우리의 편이 되어 준다.
타케루는 그 말에는 대답하지 않았지만, 나는 그렇게 느끼고 있었다.

「언제 또 셋이서 식사할까. 나기사도 만나서 같이」
「나는 햄버거. 누나가 사」

역시 아직 어린애다. 하지만 타케루도 조금씩 어른이 되어 가는가.
어느 쪽이든 타케루라는 동생이 있어서 다행이다. 나는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했다.


***


「여보세요? 유메쨩? 무슨 일이야?」

전화 너머의 사람은 지금까지와 다르지 않은 목소리와 나를 반겼다.

「저, 저기… 오랜만이에요…」
「응, 오랜만이네」

유우야씨의 고백을 거절한 이후 내가 연락을 취하는 일은 물론 없었고, 유우야씨 쪽에서 전화나 문자를 해오는 일도 없었다.
그래서 이렇게 말을 나누는 것도 근 1개월만의 일.
하지만 유우야씨는 어디도 바뀌지 않고 오히려 뭔가 개운해진 인상이었다.

「잠깐, 아무래도 말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게 있어서…」
「응?」
「그… 유우야씨의 고백읠 거절했는데 그 이유를 제대로 말씀드리지 못해서요」
「아아, 그거라면 됐어. 전혀 신경쓰지 않으니까」

유우야씨는 웃으면서 나를 용서했다.
자신이 차여 놓고, 차 버린 내게 아무 원망도 하지 않을 줄은 몰랐다.

「나도 좀더 멋진 남자가 되지 않으면 그런 생각 했어」
「에 그게, 아니에요…」

유우야씨의 페이스에 말려 버리면 다시 말할 수 없어져 버린다.
초조해진 나는 차근차근 정중하게 유우야씨에게 자신에 대해 설명했다.

「나는, 여자가 좋으니까요. 남자는 좋아할 수 없으니까.
여자지만 여자가 좋으니까.」

「아… 에…?」

순간의 혼란 이후 유우야씨는 그 의미를 이해한 듯

「동성애라는 것…? 레즈?」

그렇게 내게 말했다.

「응. 그래요….
그래서 유우야씨의 마음을 받아줄 수 없으니까…」

「어… 그럼, 유메쨩은 원래… 에… 어째서…?」

역시 문제는 거기인가. 유우야씨가 그 부분을 이해하는 건 아마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나는 유우야씨가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을 계속했다.

「나는 원래 남자였고, 그때부터 여자를 좋아했어요.
하지만 내 몸이 남자인 것이 불편했지요.
나는 남자로서 여자를 사랑하는 게 아니라, 여자로서 여자를 사랑하고 싶어요」

「아아… 응. 대충 알겠다…」

「그러니까… 유우야씨의 마음을 받아줄 수 없으니까…」

「응, 어쩔 수 없지.
나로선 100% 이해하지는 못할지 모르겠지만서도
그래도 그게 진짜 유메쨩이라는 거지」

「응…」

유우야씨는 잠시 입을 닫았다.
때때로 전화 건너편의 소리가 들려와서 일하던 중이었는데 방해가 되었나 라던가
때대로 유우야씨의 한숨 같은 숨소리가 들려와서 나쁜 짓을 한 것인가 라던가
그런 침묵이 계속되는 동안 나도 불안하여 다음 말을 기다렸다.

「그래, 알겠어」

전화 너머에 들리는 소리에 귀가 졸아든 나는 갑자기 들린 소리에 놀라 무심결 멈칫하고 말았다.

「애인은 무리라는 거지. 하지만 친구라면 괜찮은 거지?」
「응, 친구라면…」
「알았다. 그럼 앞으로는 친구로서 유메쨩을 좋아하니까」

이해했든지 이해하지 못했든지 어쨌든 유우야씨 다운 대답이라고 생각했다.

「응, 친구라면」
「응. 그럼 미안, 아직 일이 있어서. 다음에 또 놀자」

전화가 끊기자 동시에 긴장하던 마음도 끊어지고, 그대로 쓰러지듯 나는 바닥에 대자로 누웠다.

(이렇게 잘 해결 되었구나…)

그렇게 스스로에게 대답하면서, 그래도 잘 된 것이라고 자신을 타이르면서….
긴장의 끈이 풀어진 나는 어느새 잠에 골아떨어졌다.


***


「응. 내일 돌아가」
「몇시쯤?」
「글쎄 점심 지나서쯤 도착하려나―?」
「알았어. 조심해서 돌아와」

드디어 골든위크가 끝났다.
골든위크가 끝나는 것이 이렇게 기다려지기는 처음이다.
아무래도 유이는 가족에게 다 털어놓은 듯, 역시 조금은 그 때문에 불편한 것 같지만, 그래도 내가 생각했던 정도로 나쁜 일은 일어나지 않은 모양인지 그것은 안심했다.

그러고 보니…

내일은 오랜만에 유이와 함께 식사할 수 있다.
가끔은, 이런 때라면 호화로운 것을 차려놓고 기다리고 있고 싶어.
그러기 위해선 우선 쇼핑부터 하지 않으면…!

나는 지갑을 손에 들고 집을 나섰다.
나무들의 초록이 눈부시고, 5월의 맑은 하늘은 너무 시원하고.
나는 크고 깊은 호흡을 하고 힘차게 아파트 계단을 뛰어내려갔다.










원작 http://novel18.syosetu.com/n6446o/7/

이하 역자의 말:
본 번역은 원저자의 허락을 구하고 번역한 에반게리온 팬픽 『신지*3』와 달리 원저자에게 허락을 받지 않은 해적번역입니다. 저작물에 대한 모든 권리는 작가 우사미 타쿠토(宇佐美拓都)에게 있으며, 본 소설을 상업적 용도를 비롯한 기타 의도로 이용할 권리는 독자 뿐 아니라 역자인 제게도 없습니다.

이 소설 전체 통틀어서 제일 비현실적인 게 저 남동생

솔직히 트랜스젠더 커밍아웃에 비하면 (비트랜스)동성애자 커밍아웃은 X밥 아니냐 아님 말고 ㅇㅅ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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