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5월 8일 화요일

[번역] 신지의 신지에 의한 신지를 위한 보간 #2

도라야키(역자 주―도라에몽이 좋아하는 그거)를 한 조각, 한입 가득 먹었다.
경도의 장인의 맛을 흉내 냈다고 하는 이 과자는 특대 사이즈 통신 케이블을 잘라놓은 모양을 하고 있다.
키 작은 기둥 모양의 팥소를 중심에 넣고, 얇게 구운 껍질을 층층이 말아놓았다.
수학여행 때 오키나와에 갔다 온 이래, 아스카는 일본 문화에 흥미가 생긴 것 같다. 여러 가지 문화가 섞이고 또 섞이지 않은 상태가 호기심을 자극했을 것이다.
아직은 일본식 과자를 보는 눈이 없는 것 같고, 지난번에는 물속에서 노는 금붕어를 본뜬 젤리를 사온 적도 있다.
에바 이외의 것에 관심이 가는 것은 좋은 경향이라고 생각한다.

아코디언커튼이 당겨 열리는 소리가 났다.
아마 아야나미가 욕실에서 나왔을 것이다.
복도를 걷는 발소리. 바로 자기 방으로 가는 걸까.

「응, 미사토.」
「왜애? 아스카…짱.」
naaniasukachann……
어이쿠, 엉겁결에 그대로 쳐 버렸다. 백스페이스로 삭제한다.
내가 작전부장이라는 요직에 앉아 있으면서도 비교적 일찍 귀가할 수 있는 이유.
그것이 지금 사용하고 있는 노트 퍼스컴이었다.
마기의 단말기이기도 한 이 노트북은 리츠코씨 근제의 통신회로와 개인 인증 기능을 갖추었기 때문에 대출 금지 레벨의 데이터를 어느 정도까지 꺼내 볼 수 있게 해준다.
덕분에 이런 식으로 잔업을 집에 숙제로서 갖고 돌아올 수 있다.

「…내 건 없는 거야?」
「뭐가?」

내가 앉아 있는 자리는 아야나미의 지정석. 다이닝 룸에서 일을 할 때는 조명 상태가 가장 좋은 이 자리를 빌리는 일이 잦았다.


말문이 막힌 눈치다.
「…파자마.」
아아. 복도를 걸어가던 아야나미의 잠옷차림이라도 본 것일까?
「물론 있지.」
「있다고! 왜 안 주는 거야!」
천이 쳐올려지는 항의의 비명은 아스카가 소파에서 뛰어올라서 난 소리일 것이다. 그대로 성큼성큼 거침없이 접근해오는 발소리.
「생일 선물로 주려고 치워 뒀어.」
「구두쇠 냄새나는 소리 하지 말고 냉큼 내놔. 지금 당장.」
등 뒤에서 물어뜯을 듯한 기세로 목을 껴안아 왔다.
「얼마 안 남았잖아. 조금만 참아.」
「시~잃어!」
한숨.
이렇게 되면 아스카는 AT 필드로도 멈출 수 없다.
내 목을 두르고 있는 아스카의 팔을 풀고, 의자에서 일어서서 내 방으로 쓰고 있는 일본식 방으로 향했다.

종이봉투를 손에 안고 다이닝룸으로 돌아오자 아스카는 내가 앉아 있던 의자를 책상다리로 점령한 채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봉투에서 꺼내 테이블 위에 올려둔다.

깔끔하게 포장되어 리본까지 둘러진 선물의 등장에 아스카가 움츠러드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펜펜용의 베이비 체어를 치우고 아스카 지정석에서 의자를 댔다.
탁자 모서리를 사이에 끼고 옆에 앉아, 재촉하듯이 아스카의 얼굴을 들여다보았다.

「…퍼스트는 왜 먼저 줬는데? 생일 지났어?」
입으로 설명하는 것보다 보여주는 편이 빠르다.
아스카의 앞에 노트 퍼스컴을 끌고 와서 마기에 액세스했다.
슬롯에 ID 카드를 꽂고, 목적 데이터를 호출한다.
내민 화면에 떠오른 내용에, 아스카의 시선이 못박혔다.
「…불명. 불명. 불명이라니, 뭐야 이거. 이름 외에는 알 수 있는 게 하나도 없잖아.」
「그게… 레이짱의 경력.
첩보부 말에 따르면, 당시 대량으로 발생한 고아인지, 코인 로커 베이비(コインロッカーベイビー; 임대 로커에 버려진 갓난아기. 일본 조어)상태로 버려져 있었다고 하더라고.」
조금 거짓말이다. 데이터가 말소되어 있다는 부자연스러움을 덮기 위한 카모플라주(camouflage; 위장, 의태)다.

「그 시대에, 그런 용모로 태어나면 버려지는 게 어쩔 수 없는 걸지도.」
킥 하고 쏘아보는 아스카의 시선 끝으로, 눈초리에 어렴풋이 물기가 블렌딩되고 있었다.
하지만, 말은 없다.
그 아스카가 한 마디도 하지 않는다는 것은, 상당히 화나 있다는 것이다.
친척도 경력도 없는 고아라는 거짓말을 보강하기 위해 별 생각 없이 한 말이었지만.
노려보아지는 것은 괴롭지만, 그 이상으로 슬펐고, 그 이상으로 기뻤다. 「부모에게 버려진다」 그 말을 키워드로, 아스카가 아야나미의 존재에 마음을 두었다. 그것을 알았기 때문에.
「언젠가, …레이짱에게 중요한 날이 생기면, 생일을 선물하려고 해.」
그게 언제가 될까. 그 애매함에 정신이 어찔했다.
「진짜 어머니가 아니라면 줄 수 없는 것이지만, 나라도 괜찮다면, 나 같은 걸로 좋다면, 해 주고 싶어.」
시선을 떨어뜨렸다. 엇갈린 손끝(역자 주―거짓말이라는 뜻입니다)에 눈물방울이 떨어진다.

한숨. 분노를 그 날숨에 가득 눌러 담았는지, 아스카의 한숨이 뜨거운 것 같다.
「미사토는 너무 비겁해. 독일에 있을 때만큼 심하지는 않아도, 일부러 그러는 것처럼 보일 정도로 말이야. 나, 미사토 그런 점 좋아하지 않아.」
아스카가 지금의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서 들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아스카…짱한테 사랑받고 싶어.」
「그러면 당당하게 자랑하라고. 천하의 칠드런을 세 명이나 훌륭하게 기르고 있다고.」
으응, 그럴게. 라고 하면서 눈가를 닦는데, 아스카도 같은 행동을 하고 있었다.
「그러면, 날 좋아해 줄 거야?」
「미사토 하는 거 봐서.」
시선을 딴 데로 돌린 아스카는 남아있던 구이를 발견하고 즉시 섬멸한다. 수줍은 걸 숨기려는 것일 테다.
언지에가 될찌는 모루지만 마리야. 우물우물 막 먹으면서 말을 걸어오기에 입가를 노려보아 줬다.
「아스카, 식사 예절 나빠.」
당황해서 입을 딱 닫고 우물우물 씹어 먹는 모습이 정말 사랑스럽다.
꿀꺽 삼킨 아스카가 또 자기 몫의 남은 홍차를 훌쩍거렸다.
식사 예절은 번거로운 주제에, 소리 내서 훌쩍거리는 건 OK라니, 일본인은 이해할 수가 없어. 라고 중얼거리면서.
「뜨거운 음료가 식기 전에 다 마시기 위한 생활의 지혜야.」
뜨거운 것을 뜨거울 때 받는 것은 준 사람에 대한 예의이기도 하지만.
흐응. 하고 조금 관심이 동한 것 같다.

그건 그렇다 치고.
그래서? 라고 재촉하자 무엇인가 이야기하려던 것을 떠올린 듯 하다.
「생일이 언제가 될지 몰라서 선물만 먼저 준 거야?」
으응. 고개를 끄덕이고 손을 뻗는다.
지금의 아스카라면, 조금 전의 눈물이 진짜라면 받아들여 줄지도.
「아스카…짱도, …레이짱에게 선물을 줬으면 좋겠는데 말이야.」
아스카의 손 위에 내 손을 올렸다.
갑자기 그런 말을 해도 곤란해. 라는 말을 거칠게 내뱉으며 머리를 도리도리 흔든다.
「…물건, 이 아니니까.」
「뭔 소리야.」
낙담한 표정. 오른손을 빼내고 싶어 하는 것 같지만, 움켜쥐고 놓아주지 않는다.
「…레이짱을 이름으로 불러줬으면 좋겠어. 번호가 아닌, 그 애의 이름으로.」
「그런 거야 내 마음이지. 왜 미사토가 참견하는 건데?」
고개를 젓는다.    고개를 젓는다.    고개를 젓는다.
       부탁해.        부탁해.       부탁해     아스카…짱.
「…어째서 그렇게…. 부르는 거야 어찌됐든 괜찮은 거 아냐.」
비어있던 왼손도 잡아당겨 아울러 꽉 움켜 쥐었다.
「그 애를 번호로 부르지 마. 에바에 실리기 위해 주워진 부품이라고 깔보지 말아 줘.」
「그럴 생각은….」
알고 있어. 아스카…짱에게 악의가 없다는 건 알고 있는 거야. 라고 말하고 아스카를 억지로 꼭 껴안았다.
테이블 위에 몸을 올려, 테이블을 덮듯이.
「그 애는, 에바에 타기 위해 건져진 존재. 아야나미 레이라고 이름을 붙이기 전에, 번호부터 붙여진 아이야.」
이건 거짓말. 역시 부자연스러움을 숨기기 위한 카모플라주다.

마기 완성 전날에 처음 만났다고 리츠코씨가 말했었다. 어머니인 나오코 여사도 처음 보는 것 같았다. 라고.
그렇다면, 2010년의 이야기일 것이다.
한편, 아스카가 세컨드 칠드런으로 선택된 것은 2005년으로 기록되어 있다.
게히룬 중추에 있던 나오코 박사가 5년 이상이나 알지 못했던 “퍼스트” 칠드런의 존재.

그 부자연스러움을 이용해 레이의 존재를 아스카에게 감추기 위한 입맛 쓴 오블라토(oblaat; 캡슐 약 껍질에 쓰는, 녹말로 만든 막)였다.
그 오블라토로 포장한 것은 극약이지만, 분명히 아스카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다. 에바에 매달리지 않는 자신을 확립할 빛이 되는 것이다.
그러니까, 더욱 힘을 주어 꼭 껴안았다. 이런 때는 서투르게 상대의 얼굴을 보지 않는 편이 좋다.

생각해. 생각해. 생각해 줘, 아스카.
사람은, 자기 자신의 모습을 스스로 볼 수 없어. 보기 위해서는, 거울에 비치는 허상을 바라볼 수밖에 없어.
마음에 이르면, 허상조차 비치지 않아. 자신의 마음은 타자를 보는 것을 통해서만 헤아릴 수 있는 거야.
사람의 마음의 형태는, 옆에 있는 타인의 마음과의 경계에서 만들어지는 거니까.
자신을 알려고 하는 마음. 그것을 위한 지표는 타인의 마음속에 있는 거야.
반대로, 다른 사람을 볼 때, 사람은 자신의 마음을 투영하는 거야. 상대방의 마음 역시 보이지 않는 거니까.
다른 사람에 대한 평가, 대응, 감정은 자신에 대한 것의 역이야.

아스카, 아야나미에 대한 너의 격의는, 자기 자신을 싫어하는 너의 마음이야. 그 애는 네 거울이야.
아야나미를 좋아할 수 있게 되면, 너는 반드시 너 자신을 좋아하게 될 수 있어. 그게 시작 첫걸음이야.

아스카가 똑똑, 하고 등을 두드린다.
「…알았으니까 놓아줘, 숨 막혀.」
「부탁. 들어줄 거지?」
얼버무리려고 해도 소용없다.

「…괴로우니까 냉큼 놓으세요.」
「부탁 들어줄 때까지 싫어.」
화난 척 하려고 해도 소용없다.

「어, 어쩔 수 없잖아. 그렇게까지 말하면 생각해 볼게. 감사하라고, 이 내가 자기 스타일을 굽히겠다고 말해 주니까.」
응, 고마워. 라고 말하고 더욱 힘껏 안는다.
놓으라고 했잖아아~. 라며 바동바동 발버둥치는 아스카의 사랑스러움을 만끽하기로 했다.
울고 있는 모습을 더는 보여주고 싶지 않기도 했고.

「…그럼 이거, 넣어둬. …생일까지 참을 거니까.」
되 물리쳐진 상자를 받았다.
「그래. 이번 주 토요일이지?(역자 주―2015년 12월 4일은 금요일입니다. 여기에 대한 사정은 다음에 밝힘)
파티에 누구 부를지 정했어? 성대하게 치러줄게.」
그렇게 말하면서 상자를 봉투에 넣어 다시 내 방에 갖다 놓았다.

돌아보니 아스카는 다시 소파 위. 새침한 얼굴로 짐짓 시큰둥하게 패션잡지를 넘기고 있다.
의자에 앉아, 남은 일을 계속….
「…미사토. 당케(Danke; 고마워).」

「비테제어(Bitte sehr; 천만에). 아스카…짱.」

아스카의 생일 며칠 전, 심연 사도가 나타나기 전날 밤의 이야기였다.

덧붙여 말하자면, 아스카를 위해 준비한 파자마는 진홍색(역자 주―원문에는 八汐紅, 올바른 일본어는 紅の八塩임. 唐紅이라고도 하는데, 외국에서 건너온 홍색이라는 의미. 잇꽃으로 몇 번씩 염색해서 만드는, 붉은 색 계통의 일본 전통색 중 가장 비싼 것이라고 함) 분위기로 염색한 것이다.
색은 빨간색이고 그라데이션 순서도 반대지만, 아야나미와는 여러 가지 의미로 한 쌍이었다.
마음에 든다면 좋겠지만.

계속 つづく



역자의 말

…미사토(=신지)X아스카 백합은 어떨까 하는 망상을 해보게 만든 외전이었습니다.
보간 #EX1도 그런 생각을 하게 만들었었지만.
망상은 세계를 정복하는 법.

댓글 1개:

  1. 그래서.. 남자 혹은 여자의 계단을 못 올라가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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