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1월 10일 목요일

[번역] 신지의 신지에 의한 신지를 위한 보완 제01화

연약하게 생긴 남자아이가 특별비상사태선언으로 내려진 금족령 때문에 혼자 리니어 트레인에서 내려선다.
그 의지할 데 없는 모습에 울고 싶어진다. 그에게 다가올 미래를 동정하고, 자신의 추억의 괴로움을 느끼면서.
 
그를 마중 나갈 때 즈음, 그녀와의 만남을 재현해야할지 고민했다.
하지만, 그 타이밍에 차를 슬라이딩 시키는 건 너무 우연에 의지하는 방법이다.
그렇다고 노려서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더욱이, 나는 그녀처럼 차에 대한 취미는 없었다.
조종 기술에도 자신이 없고, 가진 차도 그런 스포츠카가 아니다.
독일에 있을 때 급선회가 잘 되는 차를 선택했는데, 알고 보니 그 푸른 스포츠카와 같은 메이커였다는데 쓴웃음이 나왔다.
애당초, 나는 개방적이고 호의적인 미사토씨의 성격을 재현할 수 없었다.
거침없이 차에 올라타 문답무용으로 정이 든다? 그것도 단단하게.
사귐성 모자란 나에게는 그것도 나름 나쁘지 않은 어프로치였다고 지금은 생각한다.
하지만 단단하게 맺은 정은, 도로 멀어지려고 하면 시간을 들여가며 풀든가, 단칼에 자르는 수밖에 없다.
그때의 자신이라면, 거리를 두고 싶다고 생각할 때 그 상대를 철저하게 거절할 만 했다.
포기할 리 없는 그녀이기에 신경도 쓰지 않은 얼굴로 다시 억지로 정을 붙여 주었지만, 나에게 그것은 어렵다.
거절당하면 자기 자신을 부정당한 것 같아 두렵다.
사태를 악화 시키고 싶지 않다는 마음에 가까이 다가가는 것조차 할 수 없게 된다.
그런 자신에게, 저런 대담무쌍한 커뮤니케이션은 받아들일 수 없다.
그러니까, 자신이 할 수 있는 방법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이카리 신지군이지?”
가능한 한 상냥한 목소리로 말을 붙인다. 그는 타인을 대하는 것이 힘들다. 아니, 솔직히 말하자면 무서워할 정도다.
그러니까, 해치려는 의도가 없다는 걸 힘껏 어필한다.
“아, 네. …그쪽은…?”
경계하는 어조.
낯선 곳에서 이름을 불렸는데 당연한 반응일까.
하지만, 사정을 이미 알고 있는 과거의 자신이다. 준비에 실수는 없다.
심플한 하얀색 A라인 원피스.
메이크업은 자연스럽게.
챙이 넓은 모자.
시력이 양쪽 모두 1.8이 아니면 안경을 썼을 것이다.
짐짓 멋 부린 안경도 좋으니까 준비해야 했을까? 아니야, 역시 너무 약삭빨라.
 
아버지에게 버려지고 얼마 안 되었을 무렵. 땅거미가 지는 가운데 혼자서 모래 피라미드를 만들었다.
그때, 자신을 걱정해 주는 존재를 바라고 또 구했다.
외톨이인 나를 걱정해 주고, 상냥하게 대해주는 이름도 모르는 누나를 망상했다.
물론 그런 존재가 나타날 리 없었고, 모래 피라미드를 차서 무너뜨렸다.
 
“나는 카츠라기 미사토. 너를 마중 나왔어.”
부드럽게 미소 짓는다. 그 누나의 이미지로 열심히 연습한 미소다.
그의 뺨이 살짝 붉게 물들었다.
 
**** 
 
“저게 사도…인가요…?”
“그래. 인류의 적, 으로 여겨지는 것이야.”
산을 넘어가는 길 가운데, 멀리서 괴물을 보기 위해 차를 멈추었다.
이 시점에서 주어진 정보는 가면서 이야기하자.
“저한테… 저것과 싸우라는 말인가요?”
그의 꾹 참는 목소리에, 먼 기억이 되살아나 고개를 떨구었다.
“미안…해.”
눈시울이 뜨거워진다.
 
친절한 아이라는 얘기를 자주 들었다.
하지만 그것은 나약함일 뿐이다.
옆에서 울면, 울린 것의 책임과 위로해 줄 수 없는 무능을 비난당할까봐 두렵다.
그래서 타인이 울지 않도록, 타인을 상처 입히지 않도록, …경계한다.
울어버리면, 아무것도 할 수 없고, 아무 생각도 할 수 없게 되어 언제까지나 서 있기만 한다.
 
그 나약함을 이용하기 위한 연기였는데, 눈물이 흘러넘친다.
나 역시 모든 것이 시작된 그 날이 아직도 괴롭게 떠오른다.
아니, 가해자의 입장이 된 지금보다 더 괴로울 것이다. 타인을 비난할 수 없는 처지인 만큼.
그 때의 미사토씨도 괴로웠던 것일까…? 닫혀 있던 미사토씨의 마음이 대답해주지 않을까, 진심으로 그러길 바랐다.
“미사토씨. 울지 마세요.”
그의 목소리에 정신이 들었다. 정말 쓰러져 울어버릴 것 같다. 내 마음은 나약한 예전 그대로다. 여기에 오고 나서 단련되었다고 생각했지만, 나의 마음은 여전히 약하다. 만일의 경우의 각오……. 아니, 정색하기에는 충분하지 않다.
손수건을 꺼내 눈꼬리에 대었다.
“미안해. 울고 싶은 건 신지군 쪽인데…. 작전부장 실격이네.”
“아뇨…”
훔쳐보는 듯한 시선을 느낀다. 내 안색을 살피고 있을 것이다.
“저를 위해서… 울어 주신 건가요?”
고개를 끄덕인다. 아직 이때라면, 자신을 위한 눈물과 그를 위해 흘린 것은 같은 의미다.
그 정도의 기만은 용서해 주었으면 한다.
말을 듣는 것 보다 말을 하는 쪽이 괴로울 수도 있다는 걸 깨달은 지 얼마 안 되는 때였으니까.
“…제가 할 수 있는 건가요?”
“신지군만이 할 수 있는 일이야. 지금 여기서 에바를 조종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진 건, 신지군 뿐이야.”
그의 시선을 받아들인다. 철저히 상냥하게.
“나, 억지로 적격성 검사를 받았던 적이 있어.
아이들을 싸우게 하지 않고 끝낼 가능성이 1% 라도 있었는데, 내가 최선을 다하지 않고 아이들에게 ‘명령’할 수는 없잖아.”
아니나 다를까, ‘명령’이라는 말에 반응했다. 자신을 무시하는 말. 자신을 봐 주지 않으면서 건네는 말. 상냥하지 않은 말. 듣는 사람에게도, …말하는 사람에게도.
“……싸우라고 ‘명령’해도 괜찮아요. 최선을 다했으니까 그렇게 말해도 되잖아요?”
나는 이런 말을 한 적이 없다. 하지만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아직 이 시점에서는 그때의 나와 지금의 신지 사이에 큰 차이는 없다.
유치하게 비꼬는 말로 응석을 부린다. 그런 식으로 상대를 시험하고 상대와의 거리를 측정한다.
여기서 명령하면 에바에 탈 것이다. “도망치면 안 돼”에다가 도망칠 길을 막아버리기까지 하면 싸울 수 밖에 없다. 하지만, 그것은 그를 첫 수 만에 외통수로 몰아 세워 파국으로 이끌게 될 것이다.
어른의 고뇌는 알지 못하고, 자신의 고뇌도 무시된다. 그렇게 해서 나는 세계를 거절했다. 고뇌하는 것이 자기뿐이라면, 세계가 모두 나를 괴롭히는 것이라고. 그렇게 생각했다.
시선을 돌리고 로사리오를 꽉 움켜쥔다. 그것은 나에게 도망치지 말라고 ‘명령’했던 미사토씨의 물건이다. 그리고 지금 신지에게 싸우라고 ‘명령’해야할 내가 짊어져야 할 물건이다.
미사토씨는 고뇌했을 것이다. 다만 말해주지 않았을 뿐.
나는 고뇌하지 않는다. 하지만 고뇌하는 척 한다.
내가 원하던 것을 가지고 있지 않던 미사토씨와, 지금의 신지가 원하는 것을 가지고 있지 않은 주제에 그걸 내미는 척 하는 나.
어느 쪽이 더 지독할지 말할 필요도 없다.
이것은 짊어져야 했기에 이어받은 십자가였다. 내 자신이 본래의 소유자다.
“할 수 있을 리 없어. 나도 무서운 걸….”
이건 본심이다. 타 보았으니까, 싸워 봤으니까 이해한다…. 그 공포를.
“그걸 신지군에게 강요할 수는 없어.”
이것도 본심이다. 할 수 있으면 평온하게 살게 해주고 싶었다. 이 몸으로는 에바에 탈 수 없어서 그 선택은 할 수 없었지만.
“그러니까… 나는 부탁밖에 할 수 없어…. 싸워 줬으면 좋겠다고 ‘부탁’하는 것 밖에.”
준비해둔 이 말은 그가 듣고 싶어하는 말. 내가 듣고 싶어했던 말.
아버지는 절대로 해 줄 리 없는 말이니까, 적어도 내가 말해준다. 응석을 부릴 정도로 가까워졌다면, 나의 말이라도 그에게 닿아 줄 것이다.
시야가 일그러진다. 또 눈물이 넘친 것 같다.
그를 동정하는 것이 아니다. 불합리에 의분한 것도 아니다. 고뇌나 회한은 있을 수 없다. 내가 듣고 싶었던 말을, 그에게 말해줄 수 있다는 것에 …기뻐서 눈물이 났다.
그의 오해가. 그 오해를 풀지 않음이. 십자가를 더욱 무겁게 만든다.
“다시 한번… 말씀해 주실래요?”
고개를 들고 그를 응시했다. 눈물을 훔치지 않는다.
“부탁해, 신지군. …싸워.”
 
…안약, 소용없게 되었네.
…나는, 최악이다.
  
つづく 계속
 
2006.07.10 PUBLISHED
.2006.08.04 REVISED
..2011.11.10 TRANSLATED

오역 지적 환영합니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